백야1 백야(白夜) 2016. 8. 1 동이 터도 잠들지 못하는 건 생활 리듬이 깨져버린 탓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잃어버린 것들, 파괴된 것을, 돌이킬 수 없이 훼손된 것들을 차마 헤아리지 못하고 다만 그 앞에 우두커니 멈춰서게 되는 시간. 잠들지 못하는 건 빼앗긴 것들 때문이 아니라 기어코 잠들기 위해 오랫동안 애써왔기 때문임을 알게 된다. 나는 오래전부터 잠들 수 없는 상태에 있었지만 끝내 잠들기 위해 사력을 다해왔다. 그 애씀은 귀하고 기특하지만 서럽고 안쓰러운 일이기도 하다. 일찍 죽어버린 DJ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잠들었던 밤과 낮. 나는 여전히 그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오늘도 잠들기 위해 서럽게 애쓴다. 이제 알겠다. 잠들기 위해 그들의 목소리를 듣는 게 아님을. 그들의 목소리는 신경안정제가 아니라 내게 더없이 소.. 2016. 8. 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