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월호2

오늘 각자의 윤리-절망하기(4) 2015. 4. 16 2015년, 다시 돌아온 4월16일. 영영 돌아오지 못한 이들을 잠깐 머금는 기일(忌日). 금식(禁食)하다. 음악을 듣지 않고, 소리내어 웃지 않고, 누구에게도 연락하지 않았다. 상복을 갖춰 입고 종일 벗지 않았다. 유별난 일도, 유의미한 일도 아님을 알면서 무용한 애도를 했다. 홀로 무용함의 목록을 늘려가는 일, 아니 채워가는 일에 집중해보았다. 그리고 알게 되었다. 기껏 내가 할 수 있는 애도가 '하기’(행위)가 아니라 '하지 않기’(금지)의 방법에 기대고 있음을. 하지 않음으로써 하기. 그런 것에 머물러 있어도 괜찮은 것일까. 네 시간 수업을 했고 조금 읽고 겨우 메모 했다. 글쓰기 또한 '하지 않음으로써의 하기'임을 선명하게 알게 된다. 무용함을 조건으로 하고 있는 일들의 목.. 2015. 4. 17.
무릅쓴 얼굴-절망하기(3) 2015. 4. 14 “역사는 군대가 아니다. 그것은 서둘러 옆걸음 치는 게이고, 돌을 마모시키는 부드러운 물방울이며, 수세기에 걸친 긴장을 깨뜨리는 지진이다. 때때로 한 사람이 어떤 운동의 영감이 되거나 그 사람의 말이 몇십 년 뒤 그렇게 되기도 한다. 그리고 때때로는 열정적인 몇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 때때로 그들이 거대한 운동을 촉발하여 몇백만이 참여하게된다. 그리고 때때로 그 몇백만을 똑같은 분노나 똑같은 이상이 뒤흔들면, 변화는 마치 날씨가 바뀌듯 우리를 덮친다. 이런 변화들의 공통점은 상상에서, 희망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희망하는 것은 도박하는 것과 같다. 그것은 미래에, 당신의 욕망에, 열린 가슴과 불확실성이 암울함과 안정보다 나을 가능성에 거는 것이다. 희망하는 것은 위험하지만, 산다는 .. 2015. 4.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