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암남동1 대피소에서, 곁의 사람에게-빈센트 반 고흐, 『영혼의 편지』(예담, 2005) 2014. 11. 29 1. 편지의 알짬은 구구절절한 사연이나 내밀한 내용에 있지 않습니다. 그것은 다만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쓰고 싶다는 마음, 건네고 싶다는 마음의 촉발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이, 수신자라는 단 한 사람이야말로 편지의 알짬인지도 모릅니다. 편지에 ‘무엇을 쓸 것인가’나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가’는 부차적인 것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보다 편지를 쓴다는 행위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지요. 그러니 세상의 모든 편지엔 누군가에게 가닿고 싶다은 마음이 담겨 있는 것입니다. 마음을 담는다니요. 그것이 가능할 리 없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편지를 쓸 때 멋지고 화려한 문장보다 마음을 담을 수 있는 문장을 찾기 위해 애를 씁니다. 마음을 문장으로 번역할 수 있을까요? 그럴 리.. 2015. 1. 2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