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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문학2

“괴물이 나타났다, 인간이 변해라!” * 계간 에 기고한 서평을 앞질러 올려둔다. 짧은 서평이지만 실로 간만의 청탁인 터라 조금 반가웠던것은 사실이나 책이 출간되기 전이라 A4용지에 출력된 소설들을 읽는 것이 뭐랄까, 좀처럼 실감이 나지 않은 느낌이었다. 더이상 '그저 그런 서평'은 쓰지 말아야겠다 '생각'했지만 '생각'만으론 아무 것도 변하지 않은 법. '그렇고 그런 서평'정도 밖엔 쓰지 못했다. 청탁이 아니었으면 읽을 기회가 없었을 법한 한 작가의 진중한 고민에 나름의 방식으로 동참했다는 정도가 수확이라면 수확이겠다. ** 본문에서 내가 사용한 '게토'라는 용어의 역사적 층위를 자세히 설명하며 다른 용어로 바꾸는 게 좋겠다는 조언을 해준 이석호 편집장님의 개입이 인상적이었다. 훌륭한 편집자와 책 작업을 같이 해보고 싶다. 주변의 반응이나.. 2013. 3. 5.
언어를 타고 몸이 간다 선상 위에 올라온 미끄덩한 ‘그것’은 물밖의 공기가 제 몸을 감싸는 것을 견딜 수 없다는 듯, 온몸을 뒤척이며 뛰어오른다. 물속에서와는 전혀 다른 몸짓으로, 저 자신도 알지 못했던 몸짓으로, 그러나 물속에서 익힌 바로 그 몸짓으로, 자유와 죽음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뛰어오른다. 경계선을 뚫어내기 위해 도약을 해보지만 ‘길’은 좀처럼 만들어지지 않는다. 다만 ‘그것’은 이내 ‘물고기’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 새로운 이름을 얻자 그 의미를 알 수 없었던 선상 위의 도약 또한 ‘싱싱함’이라는 이름을 얻는다. 물고기의 숨통이 끊어지면 ‘생선’이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불리게 될 것이다. ‘그것’은 물밖에서 길을 내려했지만 그 도약의 힘은 ‘물고기’로, 다시 ‘생선’으로, 다만 지상에 더 가까운 이름으로 변해갈 뿐이.. 2011. 5.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