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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남공원3

홀로 조용한 기적 2015. 8. 21 조금만 걸어도 쉬 지치고 몸이 바닥으로 내려앉는 듯한 무기력의 원인을 골똘히 생각해본다. 마음이 아닌 몸의 상태를 가만히 들여다보는 시간은 무용할지라도 일말의 정직함이 있다. 이런 저런 짐작만 할 뿐 분명한 원인을 찾아내는 것은 쉽지 않다. 너무나 많은 원인들이 있기 때문이다. 복잡다단하게 얽힌 원인들에 몸이 결박당해 있다는 것이 지금의 내 상태임을 알게 된다. 지친 몸에 대한 응답이 산책말고 달리 무엇이 있겠는가.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 암남공원을 향해 걷는다. 비내린 뒤 저녁 나절. 해가 사위어가는 잠깐 동안 남아 있는 볕의 잔해를 천천히 밟으며 숲으로 향한다. 암남공원 입구에 새로 생긴 프렌차이즈 커피 전문점에 들어서다 바깥에 설치되어 있는 스피커로 흘러나오는 요란한 음악 소리 .. 2015. 8. 23.
오솔길 2015. 4. 1 송도 암남공원 2015. 2015. 4. 1.
일관성 : 무용(無用)함의 쓸모 2015. 1. 11 볕이 좋아 잠깐 걷다가 돌아올 요량으로 나선 산책이 긴 산보(山步)로 이어졌다. 지난 번 장군산로를 따라 올라간 길목에선 산으로 진입할 수 있는 길이 여러 갈래였지만 잘 닦인 암남공원로를 따라 올라간 길목에선 소나무가 우거진 등산로가 눈앞에 있음에도 진입로를 찾는 게 쉽지 않았다. 해운대나 광안리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송도 해변을 향해 뻗어 있는 고층의 아파트가 즐비한 암남공원로의 사잇길을 이리저리 헤매기를 한 시간, 오기가 생겨 길찾기를 그만두고 무작정 산쪽을 향해 길이 아닌 덤불 속으로 들어섰다. 오랜 시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길을 걷는다는 것은 생각과 달리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두려운 마음이 차곡차곡 쌓이는 일이기도 하다. 두껍게 쌓인 낙엽에 발이 깊게 빠졌고 크고 작은 .. 2015. 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