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액자공1 누군가의 편에 서서(1) 2015. 6. 23 익명의 액자공들 누군가의 글을 읽는 시간, 독자가 되는 시간. 나는 알고 있다. 독자의 시간이란 액자를 만드는 시간임을. ‘읽기’란 작은 액자를 만들어 그 글을 어딘가에 걸어두는 일이다. 수많은 작가들의 이름은 알고 있지만 ‘액자공’의 이름을 기억하는 이는 없다. 그럼에도 지금 이 순간, 어딘가에서 액자가 만들어지고 있다. 자신의 이름을 새기지 않고도 무언가를 감싸고 들어 올리는 노동이 계속되고 있다. 한 명의 작가가, 하나의 작품이 위대해질 수 있는 것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이름들이 그 작가와 작품을 울타리처럼 감싸고 있기 때문이다. 이름이 없어 부를 수 없는 액자공을 부를 수 있는 시간은 언제인가. 그 익명의 이름들이 작가와 작품의 이름 안에 감춰져 있다. 그런 이유로 누군가의.. 2015. 7. 3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