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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숙2

기지개를 켜듯 접힌 시간을 펼쳐 2023년 하반기 주제를 ‘가난이라는 주름’으로 묶어보았던 것은 알게 모르게 접어둔 것들을 펼쳐보면 좋겠다 싶어서였습니다. 다시 펼쳐봐야겠다 싶어 책 사이에 책갈피를 끼워두는 것처럼 기억을 접어두는 경우도 있지만 저마다가 놓인 형편 탓에, 또 갖은 이유로 접어두어야만 했던 것이 더 많지 않을까 싶어요. 스스로도 잊고 있던 접힌 기억을 펼쳐보는 자리를 가지면 좋지 않을까, 그런데 그 자리를 솔직한 고백만이 아니라 탐구와 탐색도 함께 하면 좋지 않을까 했습니다. 가난은 우리를 움츠려들게 만들고, 멈칫하게 하고, 뒷걸음질치게 하죠. 거기에 접힌 기억과 시간이 주름져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빈곤과 같은 뜻으로 쓰이는 가난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물질적인 것보다 심리적이고 정신적인 부분에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2024. 2. 24.
가난이라는 주름 가난이라는 주름 각자 입안에 감춰둔 충치[보석] 같은 그림자가 아닌, 모두가 가진 밑그림 얼룩[반짝임]처럼 금새 눈에 띄는 모든 색깔을 단박에 집어삼키는 검은[흰] 색깔 가까이 있지만 한쪽으로 밀쳐둔 서둘러 지워버리고 치워버린 접힌 기억을 펼쳐보는 시간 2023년 하반기 에선 ‘가난’에 관한 이야기를 펼칩니다. 장애물이나 극복해야 할 것으로 여겨왔을 뿐 좀처럼 이야기 나눌 기회가 없던 ‘가난’의 안팎을 다섯 권의 책을 타고 넘나들어보려고 합니다. 이 탐험 안에서 ‘한쪽으로 밀어내어도 어느새 곁에 있는 것들’과 마주해 어루만질 수 있는 자리가 열리길 기대합니다. 9월 23일_(97회) 배수아, 『일요일 스키야키 식당』(문학과지성사, 2003) 10월 28일_(98회) 세라 스마시, 『하틀랜드』(홍한별 옮김.. 2023. 8.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