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19181 문학의 곳간 50회_사치의 가계부를 쓰는 시간 _ 50회_김중미, 『꽃은 많을수록 좋다』(창비, 2016)_부산 중앙동 '한성1918'_2018. 11. 24 사치의 가계부를 쓰는 시간 늦은 아침을 지어먹고 어제 사람들과 사용했던 그릇들을 씻는 후 차를 내려 마시니 한낮의 빛이 서재를 가득 채운다. 초겨울 햇살에 평소엔 눈에 잘 띄지 않았던 먼지와 잡티(잔해물!)들이 눈에 밟혀 비질을 하니 다소간 상쾌하다. 늦은 새벽까지 ‘문학의 곳간’에서 나누었던 말을 되뇌이고 곱씹으며 혹여라도 놓치고 있는 건 없는가 염려하며 기록해야 할 것들의 목록을 헤아려보았지만 ‘그 순간’에만, ‘그 현장’(between)에서만 드러내는 장면(scene)이라는 것도 있지 않을까. 휩쓸리고 휩쓸려간 말들과 감정들을 애써 붙들어두기보단 저나름의 길을 가도록 잘 배웅하는 것도 필.. 2018. 11. 2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