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이 남긴 무늬1 해변이 남긴 무늬_이별례(7) _대마도의 어느 해변 2015. 5 전날 밤 태풍이 왔다고 했다. 사람들은 염려스러운 목소리로 간밤에 별일 없었냐고 물었지만 우린 괜찮았다. 비바람이 세차게 몰아친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게 태풍이라고 생각하진 못했다. 유난히 거세었던 그날의 비바람을 4인용 텐트가 막아주고 있었고 그 아래에서 우리는 깊은 잠을 잤다. 아침에 일어나 해변을 걸었다. 해변에 남겨진 거대한 무늬 위를 걷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건 간밤에 휘몰아친 태풍이 남긴 무늬일 것이다. 그리고 휩쓸려갔다가 다시 휩쓸려오기를 반복하며 끝내 휩쓸려가지 않고 남아 있는 해변에 모여 있는 모래들의 무늬일 것이다. 어딘가로부터 떠밀려온 작은 자갈의 무늬이기도 할 것이다.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흔적을 남기는 바람의 무늬이면서 저 멀리 달의 중.. 2016. 1. 1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