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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곳간52

고장난 기계-황정은, 『백의 그림자』(민음사, 2010) 2014. 9. 12 새벽에 깨어 한참을 누워 있었음에도 여전히 새벽이었다. 일어나 미루어 두었던 별강문을 정리하기 위해 일년 반동안 매달 1회씩 진행하며 쓴 10편의 별강문을 다시 읽어보았다. A4 44장, 원고지 274매. 매회 10~15명의 동료들이 문학의 곳간을 함께 열어주었기에 그에 응답하고자 쓴 글들을 다시 매만졌다. 내가 쓴 글이었지만 홀로 쓴 글이 아니었기에 생경한 문장들이 많았다. 뒤늦게 도착하는 문장들, 시간들. 아니 어쩌면 제 시간에 도착하는 편지들. 특이한 것은 최근에 쓴 별강문일수록 생경함이 더 크다는 점이었다. 올 봄, 에 초대되었던 한 작가가 사석에서, 에서 선물 받았던 별강문을 지금도 종종 읽어본다는 말을 전해주었을 때는 그렇게 다시 읽고 기억해주어 감사하다는 생각뿐이었는데,.. 2014. 9. 12.
‘문학성(城/性)’을 지키고 있는 '카게무샤(影武者)'들|(1-4 / 계속) 1. 2007년, 나는 등단이라는 것을 했다. 등단을 하고 2~3년 간 참으로 많은 글을 썼다. 여기저기서 어떻게 알고 내게 청탁이 왔다. 매 계절 3-4개의 원고를 겁도 없이 써댔다. 아니, 나는 정말 사력을 다해서 원고를 썼었다. ‘생활없이’ ‘원고’만 썼다[‘생활’과 ‘원고’의 교환에 대해 집중해주기 바란다. 뒤에서 다시 언급하겠지만 어째서 원고-제도-는 생활을 잠식하는가]. 대개가 알려지지 않은 잡지들이었고,처음 들어보는 잡지도 적지 않았다. 청탁을 할 때 몇 가지의 요구 사항, 혹은 당부 사항을 전하는 이도 있었다. 대개는 서평을 썼고, 시 4-5편에 대한 작품론 혹은 작가론을 많이 썼다. 10매를 쓰기 위해 일주일에서 많게는 이주일을 꼬박 투자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렇게 생활없이 ‘문학[.. 2012. 7.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