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강사의 몸 동무의 몸2

마지막에 하는 말 2017. 12. 12 이번 학기도 하나 둘 종강을 하고 있다. 나는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을 일러 '제자'라고 칭하는 치들을 은근히 경멸해왔다. '제자'란 '선생'이라는 관계망 속에서 성립가능한 명명일텐데, 지금 어디에 '선생'이 있는가! 이제는 강의실에 앉아 있는 이들을 일러 '학생'이라고 부르는 것조차 계면쩍고 어색하다. 늘 그래왔듯 1학년 교양 수업을 맡은 이유도 있겠지만 대체로 수업에 관심이 없고 질문을 해도 눈만 끔뻑일 뿐 입술은 요지부동이다.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는 상황을 별로 불편해하지도 않을 뿐더러 귀찮아 하는 티를 노골적으로 내는 이들도 적지 않다. ppt를 활용하지 않으면 집중을 이끌어낼 수가 없고 대부분이 핸드폰을 들여다보거나 엎드려서 잠을 잔다. 흡사 고등학교 자율학습 시간 모습.. 2017. 12. 12.
강사의 몸, 동무의 몸 2012 / 9 / 3 11시 수업이 폐강된지 모르고 텅빈 강의실에 방문. 공허함과 약간의 공포를 느끼다. 학과 조교로부터 불필요한 충고를 받고 몸이 무거워졌으나 10명으로 진행된 소규모 강의에서 다시 힘을 얻다. 오늘의 강의를 간단히 평가해본다. 오늘 강의는 학생들의 발표(타인소개)와 나의 개입의 형태로 진행되었는데, 발표의 취지와 자신의 경험을 얼마나 잘 살려 말하는가에 따라 평가의 기준을 나눌 수 있을 듯하다. 그러나 몇명이 안되는 인원들과 소규모로 진행되는 강의 속의 발표에서 중요한 것은 취지를 잘 살린다 거나 경험의 층위에 있는 것이 전혀 아니었다. 저마다의 경험을 발표하고 있다는 그 사실이 가지고 있는 중요성. 아울러 발표의 내용들이 특정한 패턴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의 발견. 그것은 ‘평가’(.. 2012. 1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