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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2

익사(溺死)해버린 익명(匿命)을 구하라 우리는 매일 매일 ‘자기소개서’를 쓴다. 명백하게 허위가 아닌 범위 내에서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과장해서 드러내고 그것이 현실적인 것처럼 보일 수 있도록 단점을 ‘고백’한 후 미래지향적인 태도를 견지한 어조로 ‘자기소개서’를 마무리 짓는다. 이는 비단 ‘취직’을 위해 작성하는 특별한 문건에 국한되지 않는데, 가령 미니홈피에 남기는 무수한 기록들―내가 간 곳, 내가 만난 사람, 내가 먹은 것, 내가 산 것, 내가 입은 것, 시시각각 변하는 내 감정을 그럴 듯한 것으로 치장하는 데 동원되는 여기저기서 절취한 문장들은―모두는 ‘자기소개서’를 닮아 있다. 매일 매일, 매 순간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웹(web) 상에 투기(投棄)하는 데 삶의 대부분의 시간을 투자하지만 그 투기(投機/鬪技)는 이익/승리를 획득하는 .. 2011. 1. 23.
하이킥을 피하는 우리들의 자세 상대의 안면을 강타하는 격투기 기술 중 하나인 ‘하이킥(high kick)’이라는 용어가 일상적인 것으로 통용되고 있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규칙이 최소화 되어 있는 이종격투기와 닮아 간다는 증표로 읽을 수 있다. 승자 독식을 근간으로 하는 신자유주의 체제가 우리의 삶을 주관하고 있기에 삶의 전선에서 승리하는 법을 습득하는 데 열을 올리는 풍경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테면 서점에 범람하는 각종 자기개발 서적들은 ‘옥타곤’(세계 최대의 이종격투기 단체인 의 공식 경기장 명칭)에서 패배하지 않고 승리할 수 있는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교본이라고 할만하다. 그런 점에서 ‘하이킥’이라는 표현의 일상화는 변화된 우리들의 삶과 구성원들이 맺고 있는 관계의 양상을 적확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 2010. 4.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