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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하는 생활

한받(1) 대지 위의 심폐소생술

by 종업원 2014. 1. 24.

2014. 1. 6



                                                                      ⓒ백두호(사진 출처 한받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vad.hahn)


추수가 끝난 논 바닥. 다시 벼가 자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척박한 땅 위에서 자립음악가 아니 민중음악가 한받(Vad Hahn)이 행하는 퍼포먼스는 대지의 가능성을 길어올리는 심폐소생술인 것만 같다. 조폭(마피아) 국가가 겁박하며 삶의 터전을 뿌리뽑고 그 자리에 송전탑이라는 좆대가리를 박으려고 할 때 대지 위에서 이(루)어지는 온몸의 퍼포먼스가 전류가 되어 사람들을 타고 흐르는 듯하다. '아직' 감전(감응)되지 않았더라도 '이미' 전류가 흐르고 있음을 온몸으로 증명이라도 하듯이. 흥얼대며 노래하고 몸을 흔들며 춤을 춘다는 것은 땅 아래에 흐르는 전류를 땅 위로 길어올리는 어울림의 노동과 다르지 않다. 땅 위로 전류가 흐르는 '없던 길'이 열릴 때 그 땅을 딛고 있는 사람들이 서로가 서로에게 피뢰침이 된다는 것을, 춤과 노래가 대지와 존재를 깨우는 심폐소생술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알게 된다. 그랬으면 한다. 

'한' 사람이 '받(밭)'에 있다. 그는 늘 '바깥'으로 나가 거리에서 노래 부르고 춤 춘다. 전기(machine) 없이, 다만 전류(flow)가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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