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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하는 생활

곁이라는 대피소(1) 소금과 물

by 종업원 2014. 9. 1.

2014. 9. 1



소금과 물. 최소한의 것. 무력하고 절망적인 것. 그러나 무력함은 무력해진다는 것이 아니며 절망적인 것은 절망한다는 것이 아니다. 무력에 무력해지지 않기 위해, 절망에 절망하기 않기 위해 필요한 것. 그것을 가져다 주는 이. 곁에서 그 최소한 것을 먹었는지 물어봐주는 이. 그 무력한 물음을 반복하는 이. 곁에서 함께 견디는 이. 애달음. 마음이 타들어간다는 것, 마음이 닳아간다는 것, 그것은 동일시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닮음이다. 애달음이라는 닮음. 그런 닳음. 혹여나 더 필요한 게 없는지, 소금과 물만 허용된 이에게 무용한 질문을, 무용한지 알면서도 성실히 반복하는 애달는 이. 그렇게 바깥으로, 삶의 자리로 정성을 다해 이끌어주는 이. 소금과 물. 곁의 사람. 곁이라는 대피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