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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하는 글쓰기

삶을 가꾸는 생활글 쓰기 강좌(12강)

by 종업원 2017. 10. 27.



9월부터 '생활글 쓰기'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대안적인 인문학이나 연구자 재생산 기반에 대해 고민하던 시절엔 늘 대중 강좌 기획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했었는데, 돌이켜보니 대학 수업 외에 정작 대중 강좌를 진행한 이력이 그리 많지 않다. 친구인 '히요'가 제안해주어 아직은 조금 불편한 <백년어>에서 12강의 강좌를 열게 되었다. 모임 구성원은 20대에서 50대 후반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16명 가량 모였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여성의 분포도가 가장 높은데 대부분 직장을 마치자마자 서둘러 중앙동으로 오는 듯하다.  


강좌명 중에 '삶을 가꾸는'이라는 표현은 이오덕 선생의 글귀에서 빌려온 것이고 '생활글 쓰기'는 70-80년대 한국 노동자들의 생활글 역사와 이어져 있다. 연초부터 진행해왔던 '한국 노동자 생활글의 계보'에 관한 논문은 중단된 상태인데, 추석 연휴 중 4일 가량 하루 5시간을 1950년대 일본의 생활기록운동에 관한 글을 번역하면서 논의에 대한 작은 확신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학기 중에 소논문이라도 탈고 해서 대학원 수업에서 함께 읽어보고 싶다. 11월엔 어떻게든 작업을 다시 진행해볼 계획이다. 


매주 글쓰기 주제(구성원들은 과제나 숙제라고 부르지만)가 있고 모두들 열중해서 글을 쓰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나 역시 그 기운에 힘입어 매주 원고지 20매 가량의 강의록을 준비하게 된다. 2015년에 시작해서 2016년까지 이어졌던 '생활-글쓰기-모임'을 진행하면서 썼던 글도 300매 가까이 되고 무척이나 열중했던 모임 속에서 살뜰하게 써내려간 글들이니 기회가 닿으면 천천히 풀어내어 '생활글쓰기'에 관한 책 작업도 진행해봤으면 한다.  


<삶을 가꾸는 생활글 쓰기>는 12강 중 6강을 진행한 상태다. 강좌의 커리큘럼은 구성원들이 써내려가고 있는 글에 조응하면서 많이 바뀐 편이지만 '삶을 가꾸는'과 '생활글 쓰기'라는 기조는 잘 유지되고 있는 편이다. 다다음주부터 2주간은 시를 읽고 직접 시를 써볼 예정인데, 무척 기대가 된다. 그때 나 또한 한편의 시를 써볼 생각이다. 그간의 강의록 제목은 아래와 같다. 

 

 

 

 

1강 : 아는 것을 쓰는 게 아니라 쓰면서 알게 된다

2강 : 자신을 긁어내고 벗겨보는 글쓰기―자기소개, 기도, 청소

3강 : 생활이라는 급진적인 장소

4강 : 거울을 보고 난 후―몸에 관한 에세이 후기

5강 : 모르는 사람에게 건네는 선물

6강 : 보따리를 풀고 보자기로 감싸며―풀고 여밈의 글쓰기 


 

 

 


* 저와 친분이 있거나 만난 이력이 있는 분들 중에 강좌 청강을 원하는 분이 있으면 연락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