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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단상

종강_멸종 위기종이 사는 서식지

by 종업원 2018. 12. 13.

2018. 12. 11




생존주의가 기본값으로 설정되어 있는 세상에서사라진다는 쉽게도태낙후 규정됩니다. ‘사라지는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표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그것으로부터 무언가를 배우는 것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있는 중요한 공부라고 하겠습니다. 무언가가 사라진다는 것은, 분명하게 말하자면멸종한다는 것입니다. 떠나는 것도 아니고 밀려나는 것도 아닙니다. 어떤 () 깨끗하게 없어진다는 것입니다. 멸종이란 종이 살아가던서식지 파괴되었다는 말입니다. 다시 변주해서 강조하고 싶습니다. 로컬(local)이란 어떤 종이 살아가는 서식지입니다. 멸종 위기의 종들이 서식하는 곳이 오늘, 각자의 장소입니다. 로컬은 멸종 위기종들이 살아가고 있는 군락지를 말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어떤 종이 멸종했다는 것은 종이 지켜왔던가치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그건 도태나 낙후라는 정량적 비교로 가늠할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닙니다. 


고립되어 외부에서 공급하는 산소 마스크에 기대어 연명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 오늘의 지역에서는 각자의 서식지를 쓸어버리는 것에재생이라는 이름을 달아주고 있습니다. 거추장스러운 시간의 문턱을 없애 매끄럽고 납작하게 만들어버리고 있습니다. 왕성하게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거대하게 박제되고 있습니다. 저마다 다른 서식지가 천천히 환류할 경계 영역은 외려 선명해집니다. 이곳과 저곳이 구분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건 서로의 서식지를 존중한다는 표지에 가깝습니다. 경계 영역의 상태야말로 세상의 모든서식지 놓여 있는 상태와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서식지가 환류하는 경계 영역에서 새로운 종이 탄생할 수는 없는 것일까요? 서로의 서식지를 조심스레 방문해 천천히 익히고 배우는 , 그리하여 돕는 . 그건 특정한 목적을 위한 행위가 아니라 생명() 사이를 주관해온 자연법칙에 가깝습니다. 부산의 주요 흐름이 동남쪽에서 서부산으로 옮아가고 있는 정황들을 여러 사례를 통해 포착한 있지요. (낙동)강의 문명과 바다의 문명이 만나는 교차점에서 새로운 문화가 잉태됩니다. (요산 김정한은 <김교수와 모래무지>라는 단편 소설에서 폐수로 등이굽은 모래무지의 기형에 대해 고민한 있습니다. 여기서 드러나는 생태주의가 산업화와 대립하고 있는 것만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교차점이 병들어 있다는 , 환류하는 장소가 오염되었다는 , 경계 영역을 상징하는 종이 멸종되고 있음을 알리는 의미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대개의 서식지는 단단한 울타리로 보호되어 있지 않습니다. 연약한 것들이 어울려 살고 있는 그곳은 보기에 따라 너무 위태롭고 허술해보이기까지 합니다. 열려 있기 때문입니다. 생명이 어울려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의 서식지는 모두에게 안락한 곳은 아닙니다. 장소란 처럼 편안한 곳과는 결을 달리 합니다. 안락하지 않은 그곳에서 우리는 조심해야 합니다. 노심초사하거나 몸둘바를 모르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생산적인 긴장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은 존중한다는 것입니다. 예의를 갖춘다는 것입니다. 멸종 위기종으로부터 배우고 익힐 있는 것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배움이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각자의 서식지를 지키고 키울 있는 동력이 것입니다. 오늘의, 오늘의당신 멸종 위기종입니다. 이곳(location)에서 지금을 살아내는(position) 현장인 장소는 멸종 위기종이 살아가는 서식지입니다.


_한 교양 강좌에서, 종강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