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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곳간52

부사적인 것(1) 별점과 별자리 ‘별점’으로 문학작품을 평가하는 상황이 올까? 이 물음은 ‘별점 평가’를 반대하거나 옹호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문학 작품 옆에 별점 평가라는 ‘비문학적인’ 형식의 도입을 통해 어떤 문제의식을 길어올리기 위해서이다. 별점으로 평가되고 있는 대중음악과 영화를 떠올려본다면 문학에 별점 평가를 도입할 때 초래될 상황을 어렵지 않게 예상해볼 수 있다. 문학의 세속화 혹은 상품화. 숱한 음악/영화 잡지들이 줄줄이 폐간을 하게 된 이유를 별점 평가에서부터 찾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겠지만 그럼에도 별점 평가가 ‘작품’과 ‘상품’ 사이의 거리를 지워버렸다는 점, 그것이 ‘비평의 자리’를 ‘정보의 자리’로 대체해버렸다는 점, 그리하여 잡지의 역할이 담론 생산이 아닌 트렌드를 점검하고 또 발빠르게 쫓는 것으로 .. 2013. 6. 13.
메모와 상념 하루도 빠지지 않고 '메모'에 열중한다. 그만큼 소득이 없는 상념에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메모는 언제 글이 되는가? 김영민이나 벤야민은 많은 메모를 남겼지만(남기고 있지만) 우리는 그 메모들을 '글'로 읽고 있다. 나는 무엇을 계획하고, 아니 무엇을 꿈꾸며 메모에 열중하는가? 상념이 많다는 것은 열중하고 있는 메모가 일상을 부지하기 위한 안간힘이거나 일상을 정당화하는 허영일 수 있음을 넌지시 가리키는 증거처럼 보이기도 한다. 좀 더 깨어 있고 싶다. 좀 더 '옮아가고' 싶다. 한밤 중에 남긴 메모 한 자락 : "모든 슬픔은, 말로 옮겨 이야기로 만들거나 그것에 관해 이야기를 한다면, 참을 수 있다." _아이작 디네센(한나 아렌트, 5장 中) 위의 한 문장은 '문학'이 품고 있는 규정할 수 없는 힘.. 2012. 9.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