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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하는 글쓰기38

문학의 곳간 69회_박민정, 『바비의 분위기』(문학과지성사, 2020) [69회 문학의 곳간] 안내 69회 ‘문학의 곳간’에선 박민정 소설가의 세 번째 소설집 『바비의 분위기』(문학과지성사, 2020)를 함께 읽습니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쉽게 말하기 어려운 오늘의 문제들을 그 누구보다 진지하고 첨예한 방식으로 이야기 하고 있는 박민정 작가의 소설을 따라가다보면 정교함과 통찰력이 쓰는 사람 뿐만 아니라 읽는 사람에게도 요청된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됩니다. 현실의 문제를 누구보다 넓게 펼치면서도 그 속에서 갈등하고 충돌하는 입장과 욕망을 촘촘하게 벼리는 박민정의 소설과 함께 곳간 친구들이 대면하고 있는 첨예한 문제들을 가시화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문학의 곳간 69회]박민정, 『바비의 분위기』(문학과지성사, 2020)일시 : 2020년 9월 26일 토요일 오후 3시~인원 : .. 2020. 9. 14.
문학의 곳간 68회_일라이 클레어, 『망명과 자긍심』(전혜은 옮김, 현실문화, 2020) 68회 ‘문학의 곳간’에선 일라이 클레어의 『망명과 자긍심』(전혜은 옮김, 현실문화, 2020)을 함께 읽습니다. 시인, 에세이스트, 장애・퀴어・환경・여성운동에 종사해온 활동가인 일라이 클레어의 자전적인 이야기(autobiography)를 담은 저작입니다. 장애인을 부르던 여러 이름에 결부된 착취와 전복이 복잡하게 엉킨 집단적 역사와 자신의 개인사를 엮어 짜고, 그러한 역사를 기억하고 증언하는 실천과 낙인으로 얼룩진 이름을 자긍심의 언어로 재전유할 수 있는 실천 방법을 고민하는 저작입니다. 아울러 자기 몸의 역사와 몸 안팎을 교차하는 정체성들을 이야기하면서 억압과 침해가 일어나는 장소이자 자기혐오와 낙인으로 얼룩진 장소, 결코 단일하지 않은 수많은 몸들이 엮여 짜이는 장소, 저항과 긍지의 장소로서 ‘집’.. 2020. 8. 14.
오늘도 우리는 테이블 위에서 우물을 길어올릴 테니까 ‘아침에는 책상이 되고 점심엔 식탁이 되며 저녁엔 테이블이 되는 곳은?’ 이건 사물이 아니라 장소에 관한 수수께끼다. 사람들의 손길이 어울려 그곳에 숨결을 불어넣을 때 장소가 조형된다. 서로의 손길이 만나는 곳, 나누고, 만들고, 더하고, 덜기도 하는 곳은 언제나 테이블 위에서다. ‘책상’은 어쩐지 주인이 있을 것만 같고 ‘식탁’은 음식이 없다면 조금 쓸쓸해진다. 하지만 ‘테이블’은 손가락을 가지런히 올려두기만 해도 충분하다. 모든 장소엔 테이블이 있다. 그 위에서, 그 곁에서 사람들이 만나 어울린다. 엔 세 개의 테이블이 있다. 하나의 테이블은 당연히 책을 위한 자리로 사용 되고 다른 하나는 책방 방문객들이 앉아서 책을 보는 곳으로, 나머지 하나는 주로 주인장의 몫으로 사용 되는 듯하다. 생활글쓰기 모.. 2020. 7. 21.
생활문학 탐구 와 함께 하는 생활글쓰기 시즌 2 ‘생활문학’ 탐구 1강 ‘생활문학’이란 무엇인가요?2강 생활, 의(義) : 생활 속에서 지켜가는 정의로운 원칙3강 생활, 식(識) : 생활 속에서 익어가는 것들_습관과 버릇 4강 생활, 주(洲) : 함께 있지만 모르는 것들_집, 방, 몸5강 생활선언문 쓰기6강 어제 나부끼던 깃발 : 생활문학 탐구 후기 *신청은 마감되었습니다 2020. 7. 12.
문학의 곳간 64회 : 강화길, <괜찮은 사람>(문학동네, 2016) [문학의 곳간 64회 안내]64회 '문학의 곳간'에선 앞으로 쓸 소설이 더 기대되는 작가, 강화길의 첫 번째 소설집을 함께 읽습니다. 일상이라는 장르를 공포물이나 범죄물로 살아내는 인물들을 힘겹게 따라가며 각자가 감내하고 있는 폭력과 공포에 관해 이야기 나누어보았으면 합니다. 그 대화 속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생활의 장르를 제안하고 개척해나갈 수 있다면 더 좋겠습니다. 강화길, (문학동네, 2016) 일시 : 2020년 4월 25일 토요일 오후 3시~ 인원 : 열 명(한 자리 남아 있습니다) 장소 : 중앙동 '회복하는 생활'(부산시 중구 40계단길 10, 4층) 참가비 : 만원 참가비 입금계좌 : 우리은행 1002-746-279654(김대성) 문의 : betweenscene@hanmail.net / 010.. 2020. 4. 13.
문학의 곳간 63회_이주란, <한 사람을 위한 마음>(문학동네, 2019) [문학의 곳간 63회 공지]다들 강녕하신가요? (사회적) 거리두기와 (자발적) 격리가 어느 순간 일상 문법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즈음입니다. 겨울이 다 가는동안 만나질 못했네요. (*지난 달 문학의 곳간(62회)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순연되었답니다.) 이달엔 이주란 소설가의 두 번째 소설집 『한 사람을 위한 마음』(문학동네, 2019)과 함께 문학의 곳간을 엽니다. 이주란 작가의 소설은 얼핏 특별할 것이 없는 사람들의 시시하고 평범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 모두가 저마다 서사화하기 어려운 한두개쯤은 가지고 있음을 환기하게 합니다. 이주란 작가의 소설을 읽는 누구라도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는 것을 구분하지 않는 위계 없는 이야기 하기에 조용히 감동하게 될 것입니다. 곳곳에 있지.. 2020. 3. 18.
세상에 보내는 한 통의 편지 보내야 할 중요한 편지를 쓰지 못한 채 겨울을 맞이합니다. 서랍 안의 장갑이 손의 증거인 것처럼 보내야할 편지가 있다는 건 곁에 누군가가 있다는 증표라고 해도 좋을까요. 쓰지 못했고 그래서 보내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매일매일 편지를 쓰는 마음으로, 매일매일 편지를 보내는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는 것을 이 영화를 보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도) 편지를 써야겠다는 다짐을 했어요. 지금 쓰고 있는 이 글이 당신에게 도착할진 알 수 없지만 당신이 제게 먼저 편지를 보내주었기에 오늘도 저는 당신에게 답장을 쓸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영화가 편지를 닮아 있다고 생각했어요. 우편엽서처럼 멀리서 도착하는 짧고도 반가운 메시지가 아니라 언제 보낼지 기약할 수 없지만 노트에 쟁여가는 편지말입니다. 세상에 보내는.. 2019. 12. 8.
문학의 곳간 60회―오에 겐자부로, 『회복하는 가족』(걷는책, 2019) [문학의 곳간 60회] 안내 오에 겐자부로(오에 유카리 그림), 양억관 옮김, (걷는책, 2019) 일시 : 2019년 11월 30일 토요일 오후 3시~ 인원 : 열 명(네 자리 남아 있습니다) 장소 : 중앙동 '회복하는 생활'(부산시 중구 40계단길 10, 4층) 참가비 : 만원 참가비 입금계좌 : 우리은행 1002-746-279654(김대성) 문의 : betweenscene@hanmail.net / 010-9610-1624 주최 : 생활예술모임 '곳간' 협력 : 모임 '회복하는 글쓰기' 2019. 11. 8.
문학의 곳간(58) 장강명, 『산 자들』(민음사, 2019) [58회 문학의 곳간] 안내장강명, 『산 자들』(민음사, 2019) 일시 : 2019. 8. 31. 토요일 오후 3시장소 : 중앙동 (부산시 중구 40계단길 10 4층)인원 : 10명참가비 : 만원(우리은행 1002-746-279654 김대성)문의 : betweenscene@hanmail.net / 010-9610-1624주최 : 생활예술모임 '곳간'협력 : 회복하는 글쓰기 2019. 8. 7.
살림살이의 글쓰기 냉장고에선 음식이 썩어간다. 다행이다. 음식 쓰레기를 모아둔 통을 이틀만 잊어도 그곳에 구더기가 꼬인다. 다행이다. 아무리 표백하려고 해도, 감추려 해도 기어코 드러나는 것이 생활의 이치다. 생활 속에 썩어가는 것이 보인다는 것은 절망이 아니라 희망의 표식에 가깝다. 아직 썩지 않았을 뿐인데 우리는 냉장고에 넣어두면 모든 것이 싱싱하게 유지된다고 쉽게 믿어버린다. 그 손쉬운 믿음을 심문하는 것이 냉장고에서 썩어가는 음식이다. 신경 쓰지 않으면, 돌보지 않으면 분명히 썩는다는 것을 ‘냉장고’ 안에서라도 배울 수 있다면 다행이지 않은가. 음식물 쓰레기에 꼬인 구더기는 무너진 생활의 증표가 아니라 무언가를 일으켜 세워야 한다는 생활이 보내는 긴급한 신호다. 겨우내 얼었던 얼음이 녹을 때 그곳은 진창이 된다. .. 2019. 7.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