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없이 모이는 정동 이방인(affect alien)_문학의 곳간(90회)
약속 하지 않고도 모이는 사람들. 여전히 조금은 낯선 사람들이 모여 이달에도 을 엽니다. 친하지 않기 때문에, 아직도 서로 낯설기 때문에 ‘낯선 감정’을 선뜻 꺼내놓고 말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낯선 것들을 깎아내며 길들여온 관습처럼 차차 익숙해지는 방식이 아니라 또 다른 낯섦이 등장할 수 있게, 더 많은 낯섦이 나타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가는 힘으로 이 모임이 이어지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11월, 90회 에선 캐시 박 홍의 『마이너 필링스』를 함께 읽어보려고 합니다.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 경험한 “분노, 좌절, 불만, 우정, 애증, 고집, 자기회의, 양가감정, 투지” 등의 복잡한 감정을 생생하게 기록하고 분석한 저작입니다. 이 책과 함께 어디에도 기록되거나 등록되지 않은/못..
2022. 11. 9.
2022년 상반기 [문학의 곳간] 나, 당신, 우리에 대해-처음부터 끝까지 말하기
오랜만에 인사드려요. 두 달간의 방학을 마치고 2022년 상반기 '문학의 곳간' 문을 열어요. 올해 상반기는 매달 한 권씩 공지하던 방식을 조금 바꿔서 하나의 주제에 집중해보는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라는 주제로 자서전에서부터 유서까지, 불가해한 삶의 실타래를 풀어가는 저마다의 작업을 통해 작은 배움을 구해보려고 합니다. 전체 프로그램은 아래와 같습니다. 82회 올리버 색스, 『온 더 무브』, 이민아 옮김, 알마, 2015_2022년 3월 26일_책방한탸 83회 비마이너 기획, 『유언을 만난 세계』, 오월의봄, 2021_2022년 4월 30일_미정 84회 디디에 에리봉, 『랭스로 되돌아가다』, 이상길 옮김, 문학과지성사, 2021_2022년 5월 28일_미정 85회 비비언 고닉, 『사나운 애착』, ..
2022. 3. 13.
문학의 곳간 70회_홍은전, 『그냥, 사람』(봄날의책, 2020)
[70회 문학의 곳간] 안내한달 순연되었던 (70회)이 이달 말에 열립니다. 70회 문학의 곳간에선 홍은전 작가의 『그냥, 사람』(봄날의책, 2020)을 함께 읽습니다. 한겨레에 칼럼이 연재될 때부터 빼놓지 않고 찾아 읽었던 귀한 글들이 책으로 묶여서 나왔습니다. 너무 반가운 출간 소식이었는데,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는 듯해서 괜히 기분이 좋아지기도 합니다. "생명을 포기하는 곳, 연대가 끊어지는 그 모든 곳이 시설이다. 그러니 모두들, 탈시설에 연대하라."(, 2017.1.2)라는 문장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가장 약한 자리에서 가장 강하고 아름다운 힘을 길어올리는 홍은전 작가의 글과 함께 각자의 자리에서 지켜내고 있는 것들에 관해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문학의 곳간 70회]『그냥, 사람』(봄날의..
2020. 11. 18.
문학의 곳간 68회_일라이 클레어, 『망명과 자긍심』(전혜은 옮김, 현실문화, 2020)
68회 ‘문학의 곳간’에선 일라이 클레어의 『망명과 자긍심』(전혜은 옮김, 현실문화, 2020)을 함께 읽습니다. 시인, 에세이스트, 장애・퀴어・환경・여성운동에 종사해온 활동가인 일라이 클레어의 자전적인 이야기(autobiography)를 담은 저작입니다. 장애인을 부르던 여러 이름에 결부된 착취와 전복이 복잡하게 엉킨 집단적 역사와 자신의 개인사를 엮어 짜고, 그러한 역사를 기억하고 증언하는 실천과 낙인으로 얼룩진 이름을 자긍심의 언어로 재전유할 수 있는 실천 방법을 고민하는 저작입니다. 아울러 자기 몸의 역사와 몸 안팎을 교차하는 정체성들을 이야기하면서 억압과 침해가 일어나는 장소이자 자기혐오와 낙인으로 얼룩진 장소, 결코 단일하지 않은 수많은 몸들이 엮여 짜이는 장소, 저항과 긍지의 장소로서 ‘집’..
2020. 8. 14.